공룡 : 고려시대 파계승 신돈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행적이 특이해서 인지 사람들이 관심이 많고 얼마전 tv에서도 사극으로 나오더라구요.

요즘엔 평가가 조금 달라져서 개혁가라고 하던데요.


그 양반에 대해서는 후대에 요승이라고밖에 표현을 할 수가 없었겠지.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면 전부 그렇게 밖에 얘기할 수가 없는거야.

상식 밖의 일들은 그런 식으로 비현실적으로 만들어버리지.

정사에서 취급을 안하니까 하나의 허황된 이야기가 되어버린거야.


공룡 : 그럼 신돈이 실제로 도술도 부리고 신통력도 썼나요?

그럼 도술에 아주 능했지.

신돈이 진짜로 개혁을 하려고 했거든. 자기 능력을 통해서...

공룡 : 어떤 능력이 있었는데요?

고려 공민왕 때지. 외침도 잦고 왕이 실정을해서 나라가 기울어질 때 등장한 사람이지.

신돈이 사실 굉장한 도인이었어. 승려라기 보다는 도인이야.

기이한 얘기 하나가 있는데 신돈이 자기 누이네 집에 놀러갔어.

밥을 얻어먹고 나서, 밥알을 가지고 만지작 만지작해서 작은 벌레를 만들었지.

거기다가 깨로 눈을 만들어 붙이니까, 그게 밥상 위에서 살살 기어 다니는거야.

그러면서 이 벌레가 작은 쇳조각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밥상 위에 있던 숟가락, 젓가락을 먹고, 누이 비녀도 먹고...

먹을 때마다 커지는 거야.

그 다음엔 화로火爐를 먹고... 집 안에 먹을 게 없어지자 밖으로 나갔지.

그 당시에는 민중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해서 난리가 나고 시국이 어수선할 때 였어.

그런데 그 벌레가 밖으로 나가서는 닥치는대로 병장기들을 다 먹어버리는거야.

병장기를 다 먹어 버렸으니까 어떻게 되겠어.

폭동을 진압한거지. 그 벌레를 불가사리라고 그래.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신돈이 발탁이 된거야.

절의 노비 출신이 주요 권력자가 된 것인데, 이것만으로도 신기한 일이거든.

권력을 쥐고나서 몇년 동안 개혁을 해보려고 했는데,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요승이잖아.

귀족들에게 반하는 개혁을 시도해서 반발을 사서 나쁜 놈이 되버리고 쫓겨난거지.

신돈 얘기는 그 얘기야. 다른 기이한 일들도 많이 있지만.

식민사관으로 왜곡되고 묻혀버린 역사 이면에는 무수한 기인열사들이 많아.

서고춘이라는 사람도 행적이 기이하고, 최근에는 배도열이라는 분도 그렇고...

그런데 그런 분들은 기록에 없어. 다른 사람들이 기록을 할 수가 없지.

얘기가 전부 만화밖에 안되니까.

공룡 : 서고춘이라는 분은 어떤 분이에요?

그 양반은 임진왜란 지나고 나서 등장한 인물이야.

아버지가 충청도 사람인데 그 머슴같은 신분의 사람이었어.

하루는 집에 가려고 산을 넘어가는데 갑자기 비가 막 쏟아지니까 산 속에 동굴로 피했어.

그랬는데 거기 어떤 여자가 미리 들어와 있었던 거지.

이 양반이 워낙 덩치도 좋고 혈기왕성했었는데 여자가 없었어.

맨날 일만하고 여자 만날 기회가 없었겠지.

늘 원했던 것이 '아 여자하나 생겼으면...'

그랬는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 동굴에 여자가 있었던 거지.

그래서 후닥닥 하고선 (ㅎㅎㅎㅎㅎ) 정신이 들었겠지.

다 하고나서 보니깐 완전히 박색인거야.

어떡하겠어? 그길로 줄행랑을 친거야.


거기서 몇 달 안되서 나온 것이 서고춘이야.

그런데 그때 동굴에서 만난 여자가 도인이었지.

그 남자가 그렇게 고생하면서 절실하게 원하니까 '내가 한 번 보시해주자!' 그랬나봐.

공룡 : 그게 조선시대 중반이예요?

그렇지. 임진왜란 끝나고 나서니까.

그때 쯤 도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왔어.

그 사람도 진법치고, 왜구를 몰살시키고 그런 것 많이 했지.

공룡 : 도인들은 날 때부터 심상치 않은 징조들이 있던데요?

그렇지. 그런 것들이 있지.

서고춘 그 양반도 몇 달만에 그냥 나왔어.

나오자마자 힘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무척 장사였지.

날 때부터 그냥 큰 애가 나온거야. 천하장사가 나온거지. 스승은 없었어.

생이지지生而知之로 그냥 나와서 그냥 다 알아.

스승이 있다는 것은 대개 학이지지學而知之잖아.

그런데 이건 그냥...굳이 얘기하자면 하늘이 특별한 사명을 줘서 물질계에 한 명씩 내려보낸다고 하는 그런 거지.

그런 사람들이 전설적인 인물이 되는거야.


by 이지 easy 2008. 1. 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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